분유에 대하여
모유보다 좋은 분유는 없습니다. 모유는 적어도 돌까지는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모유를 먹일 수 없는 경우라면 분유를 먹여야 합니다. 분유를 탈 때는 맹물로 타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더 좋은 분유를 찾으시는데, 분유는 대게 비슷합니다. 어느 것을 먹여도 상관이 없으며, 어떤 것을 먹인다고 아이가 더 잘 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유 상식
모유는 아기에게 가장 좋은 음식입니다. 적어도 돌까지는 모유를 먹여야 하며 돌이 지나서도 아기가 먹고 싶어 하면 더 먹여도 좋습니다. 가능하면 혼합수유도 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눈물을 머금고 분유를 같이 먹여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분유를 같이 먹여도 좋습니다. 소아과 의사들이 모유가 분유보다 좋다면서 모유의 우수성을 강조하니까 분유가 나쁘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분유는 엄마의 모유에 가깝게 만들려고 수십 년간 노력한 결과물입니다. 모유 다음으로는 분유입니다. 간혹 분유보다 콩으로 만든 음료나 미숫가루 같은 것이 더 낫다고 큰 오해를 하는 엄마들도 있는데 돌까지는 모유, 그게 정 안되면 분유를 먹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분유를 탈 때는 끓인 물을 식혀서 사용
분유는 원래 맹물에 타는 것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저는 보리차로 분유를 타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보리차로 분유를 꼭 타서 먹여야겠다면 보리차까지는 봐줍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물로 분유를 타지는 마십시오. 맹물이 가장 좋고 그다음이 보리차입니다. 분유를 보리차에 타서 먹이라는 말은 단지 끓였다 식힌 물을 사용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생수도 끓였다 식혀 사용하십시오. 물은 1분 이상 끓이면 충분합니다. 만일 물이 깨끗한지 의심스러울 때는 5분 정도 끓이는 것이 좋습니다.
분유에 맹물을 쓰는 이유
흔히 분유 타는 물로 둥굴레차, 결명자차, 녹차, 멸치 끓인 물, 다시마 삶은 물, 사골 국물, 영지 끓인 물 등 별의 별것을 다 사용하는데, 이런 물들로 분유 타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우선 4개월 이전에 이런 것으로 분유를 타면 알레르기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차 종류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고 멸치나 다시마 물은 강한 맛과 짠맛 때문에 나중에 아기가 이유식을 잘 안 먹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칼슘을 보충하려고 사골을 곤 국물이나 멸치와 다시마 우려낸 물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는데, 분유에 가장 많은 것이 바로 칼슘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물론 예전에는 우리나라에 젖소가 없었기 때문에 달리 칼슘을 보충할 방법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따라서 부족한 칼슘을 보충하는데 멸치나 사골국은 아주 좋은 식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기들이 흔히 먹을 수 있는 분유에는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별로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분유에는 모유보다는 못하지만 아기에게 필수적인 모든 영양분이 거의 다 들어 있습니다. 맹물에 타는 것을 전제로 만든 것이 바로 분유입니다. 사실 비타민제나 다른 영양제를 꼭 섞어서 먹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만일 시골에서 살고 있다면 지하수로 분유를 타는 경우에 주의해야 합니다. 농약 성분 중에는 질소 성분이 있는데 이것이 우물을 오염시킬 경우 질소가 많이 들어 있는 지하수로 분유를 타서 먹은 신생아는 청색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지하수로 분유를 탈 때는 수질 검사를 반드시 한 다음 사용해야 합니다.
분유를 탈때 물과의 적정 비율은?
분유는 종류마다 물을 타는 양이 다릅니다. 타는 양은 분유통에 적혀 있습니다. 분유 20cc를 탄다는 말은 물에 분유를 넣어서 합했을 때 20cc가 되게 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씨밀락 분유의 경우는 물 60cc에 분유 한 숟가락을 타게 됩니다. 분유통에 적혀 있는 지시를 정확하게 읽고 분유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분유 얼마만큼 먹여야 하나?
분유를 먹이는 데 표준량이란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아기가 꼭 그렇게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분유는 월령에 따라 알맞은 양을 먹이는 것이 좋지만 기본적으로는 아기가 먹고 싶어 하는 양만큼, 먹고 싶어 하는 시간에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만 2개월이 지나면 위의 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밤중에 먹는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4~5시간 정도는 안 먹을 수 있으며, 3~4개월이 되면 밤에 울 때마다 먹이지 않고 재울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돌 전에 먹이는 분유의 평균 횟수 및 분량은 표와 같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 내 아기를 꼭 그렇게 먹여야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기들은 붕어빵 기계로 찍어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먹는 것도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분유를 미리 타두어도 괜찮을까?
분유는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어서 상하기 쉽기 때문에 탄 즉시 바로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상온에서는 1시간 이상 보관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미리 타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먹일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멸균된 상태로 탄 분유는 48시간까지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고, 먹일 때는 중탕으로 데워서 먹이십시오. 전자레인지를 사용해서 데우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아기의 입이 한 번이라도 닿았던 분유는 두었다 먹여서는 안 되고 냉장고에 보관해서도 안됩니다. 액상 분유는 일단 개봉하면 냉장고에서 48시간 이상 보관하지 마시고 분유 타려고 끓였던 물은 냉장고에서 48시간 정도 보관이 가능하고 상온에서는 수시간 정도밖에 보관할 수 없습니다. 분유를 미리 타서 둘 때는 우유병을 잘 소독하고, 충분히 끓였다가 식힌 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탈 때 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타자마자 바로 우유병을 밀봉해야 합니다.
아기에게 좋은 분유는 어떤 것일까?
아주 간혹 어떤 분유를 먹일까 고민하다가 여러 가지 분유를 섞어서 먹이는 분이 있습니다. 설마 누가 그렇게 할까 싶지만 그런 분들이 간혹 있는 게 사실입니다. 출생부터 첫 돌까지는 철분 강화 조제분유를 주어야 합니다. 조제분유는 소젖을 아기가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가공하고 철분이나 비타민 등 부족한 영양소를 첨가하여 최대한 모유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애쓴 것이므로 기본 성분은 거의 비슷합니다. 따라서 어느 회사의 제품을 먹이든 아기 성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가끔 신제품 분유 선전이 나오면 아기의 분유를 바꾸려고 소아과에 문의하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몇십 년 단위로 보았을 때는 분유가 많이 좋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신제품 분유가 지금 먹이는 분유보다 눈에 띄게 좋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분유를 처음 먹는 아기라면 최신 분유를 선택해서 먹이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까지 먹던 분유가 있는 아기의 경우 신제품 분유로 바꾸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유를 바꿔서 고생하는 아기도 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엄마들은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먹은 분유를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화능력이 덜 발달한 아기가 혹시 배탈이라도 날까 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지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굳이 분유를 바꿔 먹일 필요는 없지만, 분유들 간에는 가공 방법상의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어서 설령 바꿔 먹인다 해도 아기에게 이상이 없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분유를 바꿀 때는 많은 엄마들이 며칠간에 걸쳐 서서히 양을 조절하면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좋고, 단번에 바꾸어줘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비싼 산양분유는 보통 분유보다 비싼 만큼 더 좋은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아과 의사들은 모유를 먹이지 못하는 돌 전의 아기들에게 모유 대신 먹이는 것으로는 소젖으로 만든 보통의 분유를 권장합니다. 돈 문제를 떠나서 보통의 아기들에게 산양분유를 권하는 의사는 본 적이 없습니다. 산양분유가 모유와 가깝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적게 생긴다는 말들은 있지만, 산양분유가 어떤 특수한 장점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모유 아니면 보통 분유를 먹이는 것이 제일 무난합니다.